'사회복지현장실습을 어떻게 구성하면, 더 의미있게 할 수 있을까?' 담당자로서 고민하였습니다.
4주라는 짧은 실습 기간이지만 우리 기관의 직원들이 하는 것처럼,
실습생 또한 장애 당사자에게 직접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과정을 꼭 경험하기를 바랐습니다.
그 경험 속에서 당사자를 그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세워드리고,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살리는 실천을 해보기를 꿈꿨습니다.
이러한 바램을 담아, 여름 단기사회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 실습생 면접 (당사자=면접관, 실습생=지원자)
우선 단기사회사업을 함께 하실 당사자 분께 어떤 활동을 함께 하면 좋을지 여쭈었고,
그에 따라 각각의 사업이 준비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당사자께서 말씀주신 내용으로 실습생 모집 공고를 내었고, 15명의 뜻있는 학생들이 지원해주셨습니다.
지원해주신 학생 중, 함께 할 실습생을 선발해야 하는 면접의 시간!
당사자분들께서 면접관이 되어 함께 해주셨습니다.
조금은 낯설기도 한 모습에서, 배운 것도 많고 깨달은 것도 많았습니다.
이전에는 조금이라도 더 잘 할 것 같고, 유능한 실습생을 선발하는 것이 실습생 면접의 목적이었다면,
이번에는 당사자와 함께 할 사람을 찾고, 또한 그 과정을 당사자가 직접 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준비해 온 질문을 하시는 당사자의 모습,
긴장하였을 실습 지원자를 위해, 음료를 준비해 오신 당사자의 모습,
그리고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시는 지원자의 모습,
면접만 보았을 뿐인데, 이번 실습이 너무 기대되었습니다.
2. 복지요결 공부
단기사회사업 형태의 실습 지도가 처음이라 조금은 막막하게 느껴졌던 담당자, 그리고 실습생들,
우리는 복지요결을 함께 공부하였습니다.
사회복지정보원 한덕연 원장님께서 진행해주신 여름 단기사회사업 워크숍에 참여하여,
복지요결을 공부하고, 타 기관의 사례를 들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워크숍에 참여하고 나니, 인사하기,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 감사하기를 어떻게 해야 할 지 알 것 같았습니다!
각자가 이해한 복지요결 내용을 정리하여, 서로 이야기 나누고,
매일 아침 복지요결을 함께 읽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번 사회사업을 하는 근본이 담겨있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읽고 나누었습니다.
3. 단기사회사업
이번 단기사회사업을 함께 하게 된 5명의 실습생은
각자 처한 상황에 맞춰 당사자께 묻고, 의논하고, 부탁드렸습니다!
1) 누구나 뜨개교실
손정애 님께서는 취미 생활인 뜨개를 복지관을 이용하시는 장애 당사자께 알려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누구나 뜨개교실!
어떤 작품을 만들 것인지, 참여자를 어떻게 모집 할 것인지, 재료는 어떻게 구입 할 것인지, 모임 날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부터 시작하여
모든 과정을 손정애님께 묻고, 함께 의논하고, 직접 하실 수 있도록 부탁드렸습니다.
뜨개교실이 진행되는 대부분의 과정은 손정애 님께서 직접 하시고, 귀로 듣는데 어려움이 있으신 손정애 님께서 직접 하시기 어려운 부분은 실습생이 심부름하는 형태로 도왔습니다.
2) 도자기 교실
지역상점 도자기마을 예작에서 도자기 공예 작품 기술을 배운지 2년,
안귀덕 님과 이용석 님은 오소내일가게 상점주 사장님들에게 도자기 공예를 가르쳐주며 함께 작품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오소내일가게 상점주와 함께하는 도자기교실’
강사로서의 첫 경험,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활동을 함께 할 것인지 등 부족함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였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소통하고 준비하였던 시간, 사전 강의 방법을 당사자 그리고 실습생이 의논하여 계획했습니다.
당사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발표 자료에 꼼꼼히 담아주었던 실습생 덕분에, 도자기 교실 강의의 전달력을 높이며 작품 활동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참여 해주셨던 오소내일가게 상점주 사장님들의 높은 만족도!
첫 강사로 활동해주셨던 안귀덕 님과 이용석 님에게도 좋은 경험으로 남았던 도자기 교실이었습니다.
3) 지역사회 경험 쌓기
자신의 선호와 관심을 찾고 발견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중희 님과 "지역에서 경험 쌓기"라는 주제로 함께 만났습니다!
어떤 경험을 해보고 싶은지 중희 님께 묻고 의논하여 '고마운 이웃에게 선물과 편지 전하기, 롯데월드 가기, 집안일 스스로 해보기, 강아지 산책시키기'를 함께 하였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무엇보다 주목하였던 것은 중희 님의 '강점'이었습니다.
활동마다 중희 님의 '강점'과 '자원'을 앞세우며, 중희 님이 스스로 하실 수 있는 것을 찾아 최대한 중희 님의 역할이 되게끔 거들었습니다.
만나기 전날 밤이면 함께 하는 활동이 기대되어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는 중희 님!
중희 님의 '처음'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겁고 감사했습니다!
4) 함께하면 어렵지 않아요
히미푸웅 님이 엄마로서, 삶의 주인으로서 함께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계획하였습니다.
'함께하면 어렵지 않은' 단기사회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먼저, 고등학교 진학 예정인 자녀의 학교를 찾아가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처음 방문하는 학교를 가기 위해 다양한 경로를 확인하였습니다.
그 중 히미푸웅 님은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낯선 길과 목적지이지만 버스 정류장의 위치, 버스 번호, 걸어가는 길 등 누군가와 동행하니 어렵지 않습니다.
히미푸웅 님의 강점 중 나눔을 살려 직접 선물을 구매하고, 함께 포장하고, 감사편지를 써 이웃에게 나눕니다.
모든 과정에서 히미푸웅 님을 세우니 자연스럽습니다.
이웃과 인사하고, 안부를 묻는 모습이 정겨운 동네입니다.
4. 종결보고회
이번 사회복지현장실습 종결보고회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느낌이었습니다.
각 단기사회사업의 당사자분들께서 함께,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4주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에 정도 많이 들어서였을까요?
단기사회사업 수료사를 읽고, 수료증을 전달하는 시간!
수료사를 읽는 실습생이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흘리는 실습생,
그런 실습생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닦으시던 당사자,
부탁한 것도 아닌데 실습생에게 전달 할 편지를 직접 써 오신 당사자,
여로모로 감사함이 넘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2022년 안산시장애인복지관의 여름은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습니다.
이번 단기사회사업을 통해서 실습생 뿐만 아니라, 직원, 당사자 우리 모두가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활동 자체도 좋았지만 활동 속에서 한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 참 좋았습니다.
누군가에겐 사소하게 지나갈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유진님만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단기사회사업이라는 단어처럼 단기로 계획된 활동을 하면서 감히 유진님의 삶을 전부 이해했다고,
유진님의 마음을 공감한다고 말하는 것은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극히 일부분이라도 권유진이라는 한 사람의 삶을 볼 수 있었고 한 사람의 삶의 한 페이지를
함께 채워나갔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감사함의 시간이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습니다.
- 반려견 다솜이와 함께하는 여행 / 김민성 실습생의 수료사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