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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복지팀] 마을만나기 2화
21-05-07 15:21 3,998회 3건
더불어 세상을 여는 사람들, 안산시장애인복지관 마을 만나기 두 번째 이야기2021년 4월 28일 수요일, 한주가 빠르게 지나 벌써 수요일이 되었습니다. 어젠 온종일 날이 흐리더니 저녁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합니다.   잠들기 직전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내일 아침이면 비가 그치길 기도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비는 멈췄지만, 하늘은 여전히 흐립니다. 그래도 비가 오지 않음에 감사합니다.  지난주 최민정 씨와 공원에 가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 오늘은 서둘러 복지관을 나섰습니다.이번 주는 막내 자녀 우진(가명)이가 온라인 수업을 듣는 주라고 했던 것이 생각나 초인종을 누르는 대신 현관문을 똑똑 두드렸습니다.  “최민정 씨, 저 왔어요.” 인사하고 집안으로 들어섰는데 최민정 씨의 표정이 지난주와 다릅니다.  “민정 씨, 오늘도 놀러 가요. 공원도 가고요.” “안 나가요. 그냥 집에 있어요.” 합니다. “안 나가고 싶으세요? 지금 밖에 날씨가 좋아졌어요. 잠시 바람이라도 쐬고 오면 어때요?” 하고 물으니 싫다고 합니다.   그 어느 때 보다 민정 씨의 의사가 확고합니다.우리의 이야기 소리를 들었는지 방에 있던 우진이가 밖으로 나옵니다. “우진아 안녕, 엄마랑 놀러 가려고 왔어. 오늘 온라인 수업이지?” “네.” 하고 웃을 듯 말 듯 한 수줍은 표정을 짓고는 화장실로 들어갑니다.  우진이를 본 순간 번뜩하고 좋은 생각이 스쳤고, 시선을 다시 최민정 씨에게 향했습니다.  “민정 씨, 그럼 우리 먹을 걸 사 와서 우진이랑 집에서 먹을까요?” 하니 잠시 고민하던 민정 씨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성공입니다“뭘 사다 먹으면 좋을까요?” “김밥이요.” “그래요. 그러면 나가서 김밥 사 와요. 준비할까요?”  민정 씨는 오늘도 제일 먼저 보물 상자로 향합니다. 만 원 한 장과 천 원짜리 몇 장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러고는 옷을 갈아입고 나갈 준비를 끝냈습니다.  “우진아, 김밥 사러 갈 건데 어떤 김밥 먹고 싶어?”라고 물으니, “아무거나…” 하며 다시 한번 웃을 듯 말 듯 한 특유의 표정을 지어 보입니다.   그렇게 현관문을 나서며 최민정 씨가 아들을 향해 “갔다 올게.” 합니다. 최민정 씨가 김밥을 먹고 싶다고 했을 때, ‘잘 됐다. 오늘 방문해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어야겠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김밥집으로 향하는 길, 어제 비가 와서인지 나무가 주는 초록빛이 더욱 선명합니다. “민정 씨, 날이 좋죠?” 하니 답이 없습니다.   지나는 길에 지난주 잠깐 인사했던 분식집 사장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아주머니랑 마실 나왔어요.” 하고 인사하니, 사장님이 환하게 웃으며 고갯짓으로 인사해 주셨습니다. 다시 만나니 더욱 친근합니다.열심히 걸어 김밥집에 도착했습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저희 또 왔어요. 지난주에 아주머니랑 같이 밥 먹고 갔는데 기억하세요?” 하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네, 기억하지요. 된장찌개 드셨던가?” 하며 웃어주셨습니다. “맞아요. 오늘은 김밥을 포장해 가려고요. 민정 씨 뭐 드실래요?” “그냥 김밥이요.” “그러면 민정 씨 먹을 원조김밥이랑 우진이가 먹을 참치김밥 사요.” “네.” 하고 답한 민정 씨가 재빠르게 준비한 돈을 꺼내 사장님에게 내밀었습니다.  오늘은 꼭 제가 사겠다고 했고, 사장님도 오늘은 제 카드를 받아 주셨습니다. 결제를 끝내고 김밥이 완성되길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저희를 보고 종업원이 “커피 좋아하신다고 했죠? 저기 커피 드세요.” 합니다.종업원의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를 기억하는 것도 모자라, 민정 씨가 커피를 좋아 한다고 했던 것 까지 기억나신 모양입니다.   역시 이곳에 다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자주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를 기억하는 사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괜스레 마음이 뭉클했습니다.포장된 김밥과 커피를 들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 근처에 다다르니 공원이 보입니다.   “민정 씨, 우리 공원에 갈까요?” 하고 물으니, 답이 없습니다. 역시 오늘은 가기 싫은 건가 하고, 집 쪽으로 몸을 돌렸는데 민정 씨는 어느새 공원 쪽을 향해 걷고 있었습니다. 민정 씨를 바라보며 피식하고 웃음이 새어 나왔습니다.   민정 씨를 따라 계단을 오르니 벤치가 보입니다. 한적한 벤치에 앉아 김밥을 먹기로 했습니다.흐렸던 하늘은 어느새 화창하게 갰고, 볼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이 더위를 날려주었습니다.  마스크를 잠시 내리고 민정 씨와 나란히 앉아 김밥을 먹었습니다. 온도, 습도, 햇살까지 모든 것이 꽤 완벽했습니다.  김밥을 다 먹은 후 “민정 씨 조금 더 앉아있다 들어갈까요?” 하니, “네, 머리가 시원해요. 집에 들어가면 답답해…” 합니다.  의외의 대답입니다.   환촉 증상이 있는 최민정 씨는 사람을 만나거나, 외출하는 것을 극도로 꺼립니다. 그런 민정 씨의 입에서 집은 답답하다는 말이 나왔을 때 조금은 놀랐고, 한편으론 반가웠습니다.“밖에 나오니 좋지요? 머리가 시원하다니 다행이에요. 우리 더 자주 와요.” 하니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민정 씨의 작은 한 걸음이 그 무엇보다 귀합니다. 앞으로 민정 씨의 머리가 더 자주, 더 많이 ‘시원’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여느 주민처럼 자연스럽게 이웃과 인사하며, 안부를 묻는 날이 오길, 그런 삶은 살아가길 바랍니다.


첫 번째 모임 때 공원을 가지 못해 서둘러 최민정 씨 집으로 향했던 날의 이야기입니다.

민정 씨와의 소소한 이야기, 오늘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2화, "커피 드세요."



#지역과소통 #마을만나기 #더불어세상을여는사람들 #안산시장애인복지관 #지역복지팀 #사회사업 #소소한이야기 #2화



우진이의 온라인 수업을 기억하고 배려하는 대리님의 모습, 아들을 위해 김밥을 사러 나가는 어머니 민정씨의 모습, 커피를 좋아하는 것을 기억해주는 분식집 사장님의 모습, 공원으로 향하는 민정씨의 발걸음이 눈 앞에 그려져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민정씨의 매일이 머리가 시원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민정씨와 대리님의 발걸음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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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과 그림 모두 따뜻해서 참 좋습니다. 자연스레 공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민정씨의 모습을 뒤따라 가 주시는 대리님의 실천도 참 감사합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민정씨를 아는 지역의 둘레 사람이 늘어 났군요.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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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분을 어떻게 함께 만나고 이을까를 고민하다 보면 무언가를 프로그램을 해서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 된다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대리님의 실천 이야기를 보며 다시 돌아봅니다. 만남 속에서 마음 함께 할 수 있는 둘레분들이 많을 수 있겠구나 싶어 더 설레고 힘이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실천 이야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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